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데뷰작인 방과 후를 읽었습니다.
사실 먼저 읽은 달의문이 있지만, 일단 이에 대해서 포스팅 해보는것으로 합니다.
이하 내용에는 책 내용에 대한 누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책을 읽고자 하는 분은 열람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먼저 읽은 달의문이 있지만, 일단 이에 대해서 포스팅 해보는것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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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여고 수학교사 및 교내 양궁부 고문을 맡고 있는 '마에시마'는 통칭 '기계'라 불리는 정이 없는 무뚝뚝한 사람이다. 자신이 가르치는 일은 단순한 직업일 뿐 그 이상의 감정을 지니지 않는 그런 교사로 살아가는 어느날, 자신의 목숨을 노린 세차례의 공격을 받고 우연의 한순간으로 살아나게 된다. 공포에 빠져 긴장감으로 지새던 어느날, 동료 수학교사가 교내 탈의실에서 청산가리로 인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사건 목격자라는 이유로 사건에 깊게 얽히며 담당형사 '오타니'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된다.
기본적으로 전개되는 초반부의 이야기는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은, 여타 추리소설에서 볼 수 있는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꿔말하면 그런 점은 독자가 별탈없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더해진 상황과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초반 이야기 전개에 있어 상당히 정보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보통 추리소설같은 구성력이 튼튼하고 복잡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전개되는 이야기의 틀을 이해하는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점에 의해서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결정난다고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데, 이런 틀의 형성은 대게 초반 이야기 전개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방과후 라는 이야기에서는 초반뿐만 아니라 작품의 끝까지 그 틀의 형성에 심여를 기울여져있는게 첫번째 장점입니다. 조금 더 간단히 말하면,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 및 사건에 대해서 하나하나 구체적인 서술을하여 머릿속에 이미지가 박히게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야기가 잘 흘러가도 갑자기 수십명의 인물이 두서없이 튀어나온다면 이름이 헷갈려서 몇번이고 뒷장을 들춰보고 조합하는일에 골머리를 썩겠죠? 이 작품에서는 그런 점에 대해서 차질이 없도록, 독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고 사건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나하나 진행되는 사소한 이야기들에 구체적인 서술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점은, 단순한 서술이 아닌 트릭에까지 이어지는 치밀함을 보여주게 됩니다.
몰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점을 보완할 무기로써 그림 서술이 사용되었습니다. 아무리 장황하고 구구절절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도 그 트릭의 난이도가 높으면 자칫 이해를 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무엇보다 흐름을 따라가고 몰입하는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야기에 공감을 해야 작가가 던지려는 최종적인 메시지를 '납득'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누구라도 쉽게 이야기를 따라가고 구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사용된것이 바로 그림 서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트릭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사건 현장의 평면도를 그리는 등, 글로만으로는 이해가 어려운 딱딱함을 조금 더 부드럽게 했다는 점에 있어서 정말 구조적인 면에 공을 들인 이야기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잠깐 앞에서 언급되었지만, 작가는 이 이야기를 통해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바로 살인의 '동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살인의 '동기'는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심적이며 가장 큰 트릭입니다. 이것은 살인과는 대조적인 또하나의 트릭으로써 이 이야기의 난해성을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예측이 힘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사건은 해결했는데 도저히 '동기'를 알아낼 수 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그에 대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들 하는걸 보면, 이 '동기'라는것이 이 이야기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점은 이야기의 흐름을 타지 않고서는 이해는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그런 부류의 것임이 틀림이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 동기의 납득을 위해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트릭에 대해서. 트릭은 계속해서 이중적인 면모를 비춰가며 혼란성을 심어주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하는 정말 고급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살인은 밀실 살인에서, 그리고 그 직후 일어난 두번째 살인은 모두가 보고있는 공개 살인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 삼는 학교와 학생이라는 공간과 그와 대조적으로 일어나는 마지막 반전. 혼자인지, 공범인지 알 수 없는 경계속에서 독자들은 주어지는 튼튼한 단서와 복선으로 추리해나갑니다. 그리고 그와 발맞춰 나가는 트릭의 규명과 그걸 뒤엎어버리는 곳곳에 심어진 반전은 트릭을 뒤집고 또 뒤집는 매우 훌륭함을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의 첫번째 장점이 '탄탄한 구성과 복선, 독자가 물흐르듯 빨려들어가는 몰입도' 이고 두번째 장점이 '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살인의 동기로 쓰며 그에 대한 풀이' 라면, 세번째 장점은 '이중 트릭으로 구성된 사건의 뒤엉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장점들을 이어나가 마지막엔 멋지게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여 수수께끼를 다 풀어버리는 통쾌한 결말은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이야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동기'를 이용하여 최고의 반전을 이끌어내는 마지막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특유의 씁쓸함을 만들어내는 다른작과 동일합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소재를 벌려놓은것은 독자가 추리하면서 주워먹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탈 수 있는 과정에서는 참으로 유용하게 쓰인것 같습니다만, 뒷 수습을 안하는건 역시 어쩔 수 없는듯 했습니다. 사건 해결 후 뒷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것이 기나긴 여운을 위함인것은 잘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결말은 나중에까지 '그녀석은 결국 어떻게 되었는데?' 라는 궁금증으로 남아서 어지간히 괴롭습니다. 이런점을 즐기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작품의 우수성에서 뒷마무리만큼은 호불호로 갈리는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 읽은 뒤에는 이런 점들 말고도 수도없이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할말도 많았지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조금 잊어버렸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감상에 대해서 하고싶은 말은 다 했으니 문제는 없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데뷰작 '방과 후'를 읽었는데 기대한만큼 정말 만족스러운 작품이였습니다. 역시 거물은 시작부터가 다르다고 느낀, 정말로 훌륭한 추리소설이 아닐까 합니다.



덧글
=ㅂ= 2009/12/16 17:48 # 삭제 답글
아직 이등병인 사람들이 부러운 눈초리를 보내고있어 이 핑고야...